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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일기

[임신 38주 2일차] 강동고은빛여성병원 출산 후기 (유도분만 실패/제왕절개 후기)

by 긍아 2023. 9. 8.

38주 0일차

정기검진 날이라 오전 근무만 진행하고 병원으로 이동

내진 결과,

  • 자궁문 2cm 열려있으나, 벽이 단단한 상태라고 함
  • 하나가 하늘을 보고 있고 내려올 생각이 없음.
  • 엄마 골반이 튀어나와 있고, 좁은 편이라 좋은 컨디션은 아니라 함

아이가 내려올 준비가 안 되어 있는데 굳이 유도 분만 권하지 않는다고 하셨고, 39주차 진료때도 동일한 컨디션이면 수술 날짜 잡자고 하심!

저녁에 약간의 갈색 냉? 콧물처럼 끈적한 게 나와서 찾아보니 내진혈 얘기가 많길래 그런가 보다 했음.. (이것은 이슬이었다..!)

38주 1일차

휴직 시작

일주일 시간 남았으니까 장도 보고, 뚱이 산책도 시키고 하루종일 잉여 놀이하면서 시간 보냄.

자연 진통 걸리길 바라며 신랑 퇴근 후 폭풍 걷기 시도!

화장실 가면 갈색 혈이 보이긴 했으나, 양이 줄어서 내진혈이라 확신했었음!

38주 2일차

아침부터 컨디션 매우 좋음

뚱이랑 1시간 산책 코스 다녀왔고 혈당 체크도 열심히 함

점심은 배가 안고파서 패스할까 고민하던 중에 신랑이 제육볶음 해줘서 먹음

밥 먹고 뚱이 점심 산책 겸 커피 사러 나가려는데 신랑이 나가지 말라고 함.. (이것은 아빠의 감인가..!)

그럼 배달 시킬까? 하고 식탁에 앉아서 핸드폰 하는데 뭔가 물컹하고 쏟아지는 느낌이 나서 화장실로 달려감

화장실 갔더니 선분홍 피랑 같이 콧물 같은 덩어리가 흘러나옴!

이건 누가 봐도 이슬이다 싶어서 폭풍 검색하니까 맞는 거 같음

화장실에 나와서 신랑한테 이슬이 비친 것 같다고, 이번 주에 출산할 수 있겠다 하고 샤워하고 나와서 속옷 갈아입으려는데

다리 밑으로 물이 왈칵 우루루루루 떨어짐... 양수였음...

양수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었음.. 다시 속옷 갈아입고 바지 입는데 줄줄줄줄 흘러서 옷 다 젖음 ㅠㅠㅠ

그대로 병원에 전화해서 증상 말하니까 양수인 경우 병원으로 바로 방문하라고 하셨고

감염 위험 있으니 샤워하지 말고 바로 출발하라고 하심

출산 가방은 37주차에 정리해서 트렁크에 넣어둬서 추가로 챙긴 짐들 가지고 병원으로 출발..

 

그렇게 나의 출산 과정이 시작되었다..!


유도 분만 진행 과정

병원 도착 후 1층 접수처에서 상황 설명하면서 접수를 진행했고, 바로 2층으로 안내해주셨다.

2층 진료실에 도착하니 다행히 이유정 선생님 대기중인 환자가 없어서 바로 만날 수 있었고 확인 결과, 양수 맞다고 하셨다. 바로 입원해야된다고 하셨고 자연 진통이 걸릴 수 있으니 촉진제 써서 유도 분만 시도해보자고 하셨다.

그렇게 입원 준비를 위해 pcr 및 신속항원 검사를 위해 지하 1층 힐링센터로 이동했고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다.

다행히 신랑이랑 나랑 모두 음성이라 바로 3층으로 이동해서 분만실로 입성!

분만 준비를 위해 상하의 속옷 모두 탈의하고 옷 갈아입고 누워있으면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항생제 테스트랑 관장을 도와주신다. 항생제 테스트 주사 아프다는 후기들을 많이 봤는데 생각보다 별 생각 없었다! 그냥 주사 맞는 정도!?

관장도 뭐 생각했던 것 만큼 굴욕적이거나 하지 않았고.. 양수가 계속 새고 있어서 그거 신경 쓰여서 다른건 별 생각이 안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항생제 테스트도 정상이고 관장도 잘 참아내고 나서 본격 시작된 촉진제 투여!

 

촉진제는 총 5단계까지 있다고 하셨고 시간 텀을 두고 순차적으로 투여한다고 하셨다.

양수 파막된게 1시간 이상 지난 상태인데.. 아직 자연진통도 안걸리고 아무 증상이 없었고.. 그저 링겔때문인지 화장실이 너무 자주 가고 싶었다. 화장실 갔다가... 마지막 사진이 될 것 같아서 찍어본 38주 2일차 나의 주수 사진 ㅋㅋㅋ

 

그렇게 시간 텀을 주고 4단계까지 촉진제를 투여했을 때 시작된 진통

처음엔 생리통처럼 아랫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는데 수축(배뭉침)이 잦아지면서 그 주기도 짧아졌다.

그렇게 진통을 참아내고 있는데 이유정 원장님이 오셔서 저녁엔 촉진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셨고,

촉진제를 멈췄을 때 통증이 사라지면 내일 오전부터 다시 유도분만 시도를 하면 되고,

만약 진통이 걸린 상태라면 새벽쯤에 출산할 수 있다고 하셨다!

 

그때 설명들을 때만 해도 약간은 참을만 했던터라.. 제발 통증이 멈춰주길 바랐지만..

나는 진통에 걸려버린 것이고.. 그렇게 몇시간을 내진과 진통을 참아내며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밤 10시쯤 넘었나.. 진통이 왔을 때 내진 한번 더 했었는데 간호사 선생님 왈

"엄마 이제 자궁벽이 부드러워졌는데, 문은 아직 2cm에요"

그 말에 퓨즈가 끊어진 사람처럼 눈물각

6시간 넘게 아팠는데 진행이 하나도 안됐다는 말에 진짜 뭔가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다.

여전히 하나는 내려갈 생각을 안한다며 체중을 싣고 배를 엄청 쎄게 누르는데..

아픈지도 모르겠고 그 와중에 골반뼈는 부러지는게 아닌가 의심이 들 정도로 아파서 정신을 못차리겠고..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을 거 같아서 수술하겠다고 외쳤다. 신랑한테 제발 살려달라고 함 ㅠㅠ

 

응급제왕 수술하다


수술하겠다고 얘기했다고 해서 바로 진행되는 건 아니었다.

바로 직전에 당직샘께서 수술들어가셔서 최소 2시간은 기다리라고 하셨고 끝이 안보이던 진통을 끝낼 수 있겠구나 싶어서 정말... 악을 쓰고 버텼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2시간이면.. 꽤 진행이 많이 됐을 거 같....)

근데 진통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주기가 1-3분 단위로 아픈데 숨도 못쉬겠고

엄마들 왜 호흡기 쓰는지 너무 이해가 되고 나중엔 속이 너무 안좋아서 헛구역질 오백반먼 했던 기억;;

무튼 그렇게 참아내고 있을 때 간호사 선생님이 휠체어를 가져오셨는데..

진통이 걸린 상태라 침대에서 내려가는 것도 힘들어서 수술실로 이동하는데도 한참 걸렸다.

아파서 끙끙 거리면서 겨우 침대에 올라갔는데 수술실은 너무 춥고 턱이 딱딱 부딪힐 정도로 덜덜 거리면서 마취쌤 기다리는데 옆으로 돌아누울 때 진통이 또 걸려서.. 거기서 또 한참 걸리고..

마취를 진행했는데 또 시작된 헛구역질...

머리를 들어보라고 하는데 들려야 들지.. 머리가 안들려서 낑낑 거리는데 머리밑에 패드 깔아주고 토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그렇게 기억을 잃었.... 아마 너무 힘들어해서 수면 마취를 해주신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수술이 진행됐곘지..?

중간에 잠깐 정신이 들었는데 배가 양옆으로 흔들렸고 그때 아가 울음소리가 들렸다.

간호사 선생님께서 11시 38분에 어쩌고 저쩌고 하셨는데 시간이랑 아가 울음소리만 기억이 난다.

그리고 하나 얼굴을 보여주셨는데.. 와 내가 생각했던 신생아 느낌이 하나도 없었다.

진짜 깨긋하고 뽀얀 아가 얼굴이 보였고 (이미 울음도 그침;;)

연신 예쁘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그리고 내 얼굴이 아가 얼굴 한번 부비부비해주시고 아가를 데리고 나가셨다.

그렇게 나는 또 정신을 잃었고..

 

태어난 하나를 데리고 나오는 간호사쌤

신랑은 3층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나오는 거 보고 황급히 사진 촬영하고 하나 손발가락이랑 상태 체크하고 신생아 실로 이동했다고 한다.

 

응급제왕 수술 후 회복 단계


(신랑 기록)

수술실에서 나온 나는 처치실로 옮겨졌다.

처치실로 옮겨진 시각은 12시 30분쯤? 그리고 30분정도 흘러서 정신을 차렸다고 한다.

새벽 1시쯤 정신차린 나는 하나 상태를 먼저 물어봤고, 양가 부모님한테 연락했는지 신랑한테 물어봤다.

그리고 연락하던 친구들한테 하나 사진 좀 보내 달라고 하고 뭐라고 알 수 없는 말을 떠들어 댔다고 한다.

와중에 기억이 남는건 다리 움직여보기.

마취에 깬지 얼마 안된터라 두 다리는 말을 듣지 않았고, 간호사 쌤이 오셔서 출혈 문제는 없는지 배를 꾹꾹 눌러보시는데

마취때문인지 아프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대신 이유는 모르겠지만.. 마취약 들어갈때처럼 치아가 딱딱 거릴 정도로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렇게 새벽 3시가 조금 넘어서 병실로 이동할 수 있었다.

병실로 옮길 때 간호사 선생님 두분이서 침대를 옮겨주시는데 그 와중에 떨어질까봐 걱정 ㅋㅋㅋ

그렇게 병실로 옮기고 나서 간호사선생님이 무통/페인부스터 관련해서 설명해주셨다.

조금 쉬고 있으면 다시 와서 상태 체크하신다고 하셨고.. 그렇게 신랑이랑 나는 잠에 들었다.

 

간이 침대에 누워 잠든 신랑

덩치도 큰데 침대는 작고 이불도 얇아서 짠함 ㅠㅠ 처치실에 누워있을 때 꾸벅꾸벅 졸던 신랑 보는데, 참 많은 위로가 되었다.

그렇게 한 2시간이 지났을까..?

여섯시 좀 안되는 시간이 됐을 때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자궁수축제 주사랑 통증 완화를 위한 진통제를 놔주셨다.

주사를 맞으면 좀 아플 수 있다고 하셨는데 따로 아프거나 하진 않았음!

그리고 오전에 1인실로 옮겨주신다고 했고, 소변줄 제거랑 식사 관련해서는 담당 선생님 확인 후 다시 안내해주신다고 했다.

 

1인실로 옮길때는 휠체어로 이동했다.

간호사 선생님 두분이서 양쪽 부축해주시고 휠체어에 엄청 조심조심 앉으면 1인실 침대로 누울 수 있게 도와주셨다.

옮기고 나서 신랑한테 병실 사진 찍으라고 해서 ㅋㅋㅋ 누워있을 때 찍힘

고은빛여성병원 1인실은 뭐 유명하니까.

보호자 침대 사이즈도 크고 넉넉해서 신랑도 편하게(?) 쉬었고, 병실 내 냉장고도 있어서 편했고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신랑과 나의 계획엔 양수파막은 없었는데..

빨리 세상에 나오고 싶었던 하나 덕분에 엄마는 자연분만 시도도 해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론 수술했지만 하나도 엄마도 모두 건강하니!

그것으로 만족하는 1박 제왕절개 후기를 마치는 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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